1948년 12월 10일 인권선언문이 채택되고 73년이 지난 오늘, 인류는 팬데믹과 기후변화 등 각종 새로운 재난과 위기를 마주하고 있다. 인권선언문은 만인이 법 앞에서 ‘한 사람의 인간’으로 평등하며, 누려야 할 기본권을 마땅히 보장받아야 함을 강조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현실은 전 세계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지 않다.

특히 올해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바이러스는 취약계층이 오랫동안 겪고 있었던 불평등 문제를 수면 위로 올렸다. 수많은 사람들이 적절한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고 죽어가고, 한순간에 삶의 지지를 모두 잃어버린 사람들이 넘쳐나면서, ‘인권’이라는 그 기본적이고도 당연한 말의 의미가 새롭게 다가온다.

Human Rights Violations During Corona

COVID-19가 발생했을 때 소외되고 차별을 받고 있는 개인과 그룹, 특히 아프리카 출신, 소수 민족, 국가 또는 종교적 소수자, 토착민 등의 구성원은 의료를 포함한 특정 산업에서 저임금 및 불안정한 업무로 인해 감염에 과다 노출되었다. 그들은 병가, 실업 또는 후행 임금과 같은 의료 및 사회적 보호에 대한 제한된 접근으로 인해 보호가 부족했으며, 부적절한 생활 조건과 제한된 위생 시설로 인해 감염된 경우 스스로 격리할 수 없었다. 이는 바이러스가 지역 사회 내에서 훨씬 더 쉽게 확산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인터넷 접속이나 컴퓨터 장비가 제한적이거나 아예 없는 가정의 아이들은 교육에서 뒤처지거나 아예 중퇴했다. 전 세계적으로 가정 폭력이 증가하고, 비공식 부문과 의료 분야에서 일하는 많은 여성들은 더 이상 학교에 갈 수 없는 아이들과 노인들과 환자들을 돌보기 위해 직장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일부 지역에서는 여성의 권리가 수십 년 후퇴될 위험이 있다고 말한다.

이외에도 코로나 팬데믹 기간동안 많은 권리들이 침해되었다.

  • 연대 자유에 대한 권리: 코로나 바이러스가 공기를 통해 전파되고 집단적으로 전염되기 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확산을 제한하는 핵심이다. 팬데믹 기간 동안 다른 사람들과의 교제에 대한 제한이 전 세계적으로 도입되었다. 제한은 가족 이외의 사람들과 교제하는 것을 전면 금지하는 것에서부터 결혼식, 장례식, 그리고 일과 같은 목적을 위해 제한된 규모의 인원만 모일 수 있도록 허용되는 것까지 다양했다.
  • 평화 집회에 대한 권리: 시위는 많은 수의 사람들이 함께 모이는 것을 포함하므로 위와 비슷한 이유로 팬데믹 기간 동안 제한되었다. 항의할 권리와 표현의 자유는 온라인과 같은 다른 방법으로 행사될 수 있으며 완전히 제한되지는 않았다.
  • 이동의 자유에 대한 권리: 국가 내 지역 이동뿐만 아니라 국가를 떠나는 자유에도 적용된다. 국경 제한은 국제법에서 공공 비상사태 동안 합법적으로 제한될 수 있는 권리로 명시되어 있다.
  • 가족 재결합 권리: 이는 국경을 넘어 상봉할 수 있는 권리를 포함하지만, 국제법상 공공 비상시에는 법적으로 제한될 수 있는 권리로 유사하게 인정되고 있다.

COVID-19에 대한 조치로 국가는 폐쇄 또는 재택 명령으로 이동의 자유를 제한했다. 이 조치는 바이러스 전파를 중지하는데 실용적이고 필요한 방법이다. 하지만 폐쇄는 직업, 생계, 의료를 포함한 안전, 식품, 물, 교육 및 사회 서비스 접근 등에 제한이 생기며 취약계층에게는 가혹할 수 있다.

국가는 인권법에 따라 공중 보건을 보호하기 위해 일부 권리를 제한할 수 있으며, 국가의 생명을 위협하는 비상 사태가 공개적으로 선언된 경우 특정 추가 권한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어느 경우든 제한은 비례적이며 비차별적이어야 한다. 또한 기간을 제한해야 하며 초과분에 대한 주요 보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생명권, 고문 및 기타 부당대우 금지, 자의적으로 구금되지 않을 권리 등 특정 권리는 모든 상황에서 계속 적용된다.

“개발중인 의료용 백신은 결국 COVID-19로부터 우리를 구해줄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전염병으로 인한 사회 경제적 파괴를 예방하거나 치료하지 않고 확산을 도왔습니다. 하지만 배고픔, 가난, 불평등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면, 기후 변화뿐만 아니라 인류가 직면한 많은 다른 질병에 대한 백신이 있습니다. 그 백신의 이름은 인권입니다.

-유엔 인권 고등 판무관 미셸 바첼레트(Michelle Bachelet)

유엔 인권 고등 판무관 미셸 바첼레트(Michelle Bachelet)는 예외적이거나 긴급한 조치를 가장하여 인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보장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또한 모든 사람들은 현재와 미래 세대를 위한 더 나은 COVID-19 이후 세계를 구축하는데 큰 역할을 하며, 모두의 인권이 존중되고 회복될 때만이 모두가 직면한 어려운 이 상황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COVID-19는 불평등과 차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매우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전염병은 모든 사람이 안전 할 때까지 아무도 안전하지 않다. 우리는 그 중에서도 가장 영향을 많이 받고 취약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회복되는 노력을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

Role of Young Adults for Human Rights Protection

COVID-19 사태에서 알 수 있듯, 인권 문제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와 매우 밀접한 관계에 있다. 인권 문제는 어떤 특정한 곳과 장소, 사람이 아닌 매일, 어디에서나,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이슈이다. 우리 일상에, 아주 가까이에 있고 모든 개인의 삶과 연관되어 있으며 모든 사회적 결정과 과정이 인권과 연결되어 있다. 인권은 어렵고 특별한 것이 아닌 ‘당연한’ 매일의 것이고 일상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권 보장을 위한 노력도 모든 사람이, 어디에서나, 매일같이 실천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실천의 중심에는 청년이 있어야 한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시행되는 4단계 인권교육을 위한 세계계획에서는 ‘청소년(15~24)을 대상으로 한 인권교육과 그들의 인권활동 중요성’에 초점을 두고 있다. 그만큼 청소년들을 주축으로 한 ‘인권의식 증진, 인권실천활동 전개’가 필요하다는 반증이다. 2015년 안보리에서는 청년의 중요한 역할을 확인하였고, 인권활동의 계획, 설계 실행 및 후속 조치의 모든 단계에서 청년이 핵심 파트너가 되어야함을 강조했다.

인권 교육을 통해 청년들이 함양해야 할 역량은 정치, 법, 경제, 문화, 사회적 과정을 인권의 관점에서 분석하는 것, 자신과 타인의 삶에 ‘직접적으로 연결된’ 인권 이슈를 파악하는 것, 실현된 인권이 ‘개인과 집단’에 어떤 이익을 주는지를 확인하는 것, 정부차원의 정책 및 결정 과정을 이끌고 정책을 제안하는 것, 타인과 네트워크를 맺고 협력하는 것, 사적 및 공적 영역에서의 의식 증진 등 ‘조직활동과 캠페인 활동’을 실행하는 것, 온∙오프라인 상에서의 ‘혐오와 차별’에 맞서는 것, ‘사람 간 분쟁’을 해결하는 매커니즘을 바로잡기 위해 인권의 원칙을 적용하고, 모든 형태의 차별, 괴롭힘 등에 대응하는 전략을 찾아 적용하는 것, 소셜미디어를 포함한 정보와 커뮤니케이션 기술 발달이 인권 보호와 존중에 미치는 영향력을 확인하고 분석하는 것이다. 이러한 역량을 기르기 위해서는 인권교육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이에 ASEZ에서는 12월 10일 인권의 날을 맞이해 11월 29일에서 12월 31일까지 약 한 달간 전 세계에서 ‘Everyone, Everywhere, Everyday’ 캠페인을 진행한다. 청년을 대상으로 한 인권교육, 그리고 그들의 인권활동에 초점을 맞춘 본 캠페인은 ‘네트워킹 활동’과 ‘인권의 날 세미나’, ‘정책제안 및 실천활동’ 진행의 세 개의 축으로 진행된다.

1단계에서는 대학생을 포함한 대학 총장 및 교수, 인권전문가 및 지자체 관계자를 대상으로 대학생과 관련된 인권 문제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다.

2단계에서는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대학 내 인권보호를 위한 대학생의 역할’을 주제로 청년 대상 세미나를 개최한다.

마지막 3단계에서는 전 세계 세미나의 결과를 수합하여 도출한 ‘보고서 및 결의안(Resolution)’을 국제기구(OHCHR, 유엔인권이사회 등)와 정부각료에게 메일로 발송한다. 또 한편에서는 합의된 이슈에 대한 실천활동을 전개한다.

이렇듯, 전 세계 ASEZ 회원들은 자신이 속한 대학의 일상에서 당면한 인권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자 한다. 그리고 그 문제들은 그들이 속한 지역과 국가에 만연한 인권 문제와 다르지 않다. 결국, 인권문제는 어렵고 특별한 것이 아닌 ‘당연한’ 매일의 것이고 자신이 속한 일상의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전 세계 청년들이 전 세계 청년들을 위해 대학에서부터 펼쳐나갈 2021년의 인권활동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