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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대응

제로 웨이스트

글로벌 이슈
2023.01.30

쓰레기의 시대, 인류세

우리는 쓰레기로 뒤덮인 세상을 살고 있다. 세계은행(World Bank)이 2018년 발간한 보고서 ‘What a waste 2.0’에 따르면 2016년에 전 세계 쓰레기 배출량이 20억 톤으로 집계되었는데 이는 올림픽 규격 수영장을 82만 2 천개 채울 수 있는 수준이다. 세계은행은 2050년 쓰레기 배출량이 70% 늘어난 34억 톤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스라엘 바이즈만 과학 연구팀에 따르면 인간은 지금까지 1조 톤의 고형 폐기물을 만들어 냈으며, 이 양은 20년마다 두 배씩 늘어난다고 한다.

지질학에서는 지구의 역사를 지층을 기준으로 ‘지질시대’로 분류한다. 크게 단핵 생명체가 탄생한 선캄브리아대, 원시 생물이 폭발적으로 탄생한 고생대, 공룡들의 전성기였던 중생대, 포유류의 번영이 이루어진 신생대로 나뉘며 이 중 인류 문명은 약 1만 1700년 전 신생대의 마지막 시기인 홀로세에 등장하여 번영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1980년대 들어 ‘인류세(Anthropocene)’라는 용어가 등장했다. 인간의 활동이 지구의 역사에 이미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겼다는 의미이다. 수십억 년에 달하는 지구의 역사에 비해 인류의 시간은 찰나에 불과하기에 지층에서 수십만 년 뒤에나 확인할 수 있을 인류세를 인정하는 문제에 대해 학자들 사이에서 논쟁이 분분하나 인류세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18세기 산업혁명 이후를 기점으로 본다.

인간은 이산화탄소 배출, 지구가열화, 해양 산성화, 서식지 파괴, 대규모 천연자원 채굴 등의 활동으로 지구의 물리적, 화학적, 생물학적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는데, 이는 특히 지난 60년간 전례 없는 속도로 가속화되었다.

제로 웨이스트

인간은 자연환경을 위협하는 고형폐기물을 배출하는 유일한 생명체다. 도시나 선진국의 경우 쓰레기 수거 및 처리가 신속하게 진행되어 대다수의 사람들이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지만, 폐기물들은 사막에 산을 쌓고, 바다에 섬을 이루며 제3세계 국가에 버려진다. 인간의 우주활동으로 발생한 우주 쓰레기 역시 심각한 문제이다. 하루에도 수천 톤씩 쏟아지는 쓰레기들이 썩고 소각되는 과정에서 엄청난 유독가스와 이산화탄소를 뿜어내고 있으며, 매립지의 침출수들은 식수 및 토양을 오염시킨다. 썩지 않는 물질들은 미세하게 분해되어 이미 우리가 호흡하는 공기 속에, 우리가 마시는 물속에, 우리가 먹는 음식에 존재한다.

이러한 환경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나타난 개념이 바로 ‘제로 웨이스트’다. 제로 웨이스트는 포장 및 제품, 포장 및 자재를 매립지, 소각로, 해양 등으로 보내지 않고 재사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환경이나 인류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폐기물 배출을 없애고 생산, 소비, 재사용 및 회수를 통해 모든 자원을 보존 및 재활용하여 순환시키는 것이다.

제로 웨이스트는 단순한 최종 목표가 아니라 체인(chain)의 모든 단계에서 폐기물을 제거하기 위해 노력하는 일련의 지침 원칙이다. 자원 채취부터 생산, 폐기물의 소비, 관리에 이르기까지, 폐기물의 개념 전체를 재정의하고, 환경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고 자원을 지구로 반환하기 전에 가능한 한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제로 웨이스트 단계 7.0

평소 폐기물 배출 절감에 관심이 있었다면 3R 원칙으로 불리는 폐기물 관리 단계를 들어보았을 것이다. 제로 웨이스트 국제 연맹에서는 Reduce(줄이기), Reuse(재사용), Recycle(재활용)이라는 3R 원칙에서 나아가 제로 웨이스트 계층을 제시한다.

  1. 재고와 재설계(Rethink and Redesign)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는 첫 단계는 그동안의 낭비 습관과 심각한 폐기물 배출에 대한 관행을 파악하고 경제 구조와 잘못된 소비행태를 바로잡는 것이다. 생산과 소비의 순환을 장려하기 위해 제품과 원료를 재고하고 재설계 해야 한다.
  2. 줄이기(Reduce)
    폐기물을 최대한 줄이는 것은 제로 웨이스트 피라미드의 다음 단계로, 폐기물의 개념을 재정의하여 폐기물 배출을 피하고 더 많은 재료와 제품을 가능한 오랫동안 순환고리에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3. 재사용(Reuse)
    부품 및 제품 재사용을 극대화하는 것이 목표이며, 생산 및 소비자 수준 모두에서 이를 달성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또한 기술 및 신소재가 개발됨에 따라 ‘재사용’이 더욱 보편화될 것이다.
  4. 재활용/퇴비(Recycle/compost)
    재활용 및 퇴비화 분야에는 폐기물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큰 잠재력이 있지만, 이것을 폐기물을 해결하는 솔루션으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 이번 단계의 우선순위는 품질 손실 없이 재활용하고 퇴비화 시설을 분산시켜 지속 가능한 자연 순환을 촉진하는 것이다.
  5. 원료 회수(Material recovery)
    원칙적으로 혼합 자재의 분리를 개선함으로써 보다 효율적인 자재 및 에너지 회수를 촉진하는 것과 이미 존재하는 폐기장(매립지 또는 폐기물 시설 등)으로부터 자재를 회수하는 것이 이번 단계의 2가지 핵심 요소이다. 원료로부터의 에너지 회수는 에너지 투입이 필요 없는 자연 시스템을 통해서만 이루어져야 한다.
  6. 잔여물 관리(Residuals management)
    본 단계는 위의 시스템에서 처리할 수 없는 폐기물 관리를 가리킨다. 본질적으로 어떻게 해야 이 단계에 도달하는 제품 및 자재를 최소화할 수 있는지 재고하고, 줄이고, 재사용하고 재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또한 모든 원료와 제품에서 최대한의 이익을 얻기 위해 이러한 폐기물과 부산물을 관리하는 방법을 조사한다.
  7. 수용 거부(Unacceptable)
    마지막 단계에서는 제로 웨이스트 개념에서 허용되지 않는 관행과 생각을 거부할 것을 강조한다.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는 방법

지구의 환경과 우리의 미래를 위해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고자 한다면, 일상 속의 작은 부분부터 실천사항을 적용시켜 나가면 된다. 예를 들어 음식물 쓰레기와 같은 것들은 최대한 미생물 분해기를 사용하든지, 일회용 비닐봉지, 포장재, 플라스틱 물병과 같은 폐기물들은 생활에서 배제하거나 최소한 재사용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오늘날 이러한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폐기물 문제는 정부와 기업, 개인이 모두 힘을 합쳐 제도를 개선하고 기존의 생산/소비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꾸어 생산과 소비의 순환 고리에 대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기업은 제로 웨이스트에 맞는 새로운 제품 및 서비스를 개발하고 소비자는 폐기물 발생해 대한 책임을 지면서 더 나은 방안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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