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national Plastic Bag Free Day

우리 일상생활 속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 비닐 봉지.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언택트 소비가 늘면서 포장재나 음식용기로 사용되고 있는 플라스틱과 비닐류의 사용이 증가했다.

‘TheWorldCounts’ 사이트에서는 올해 전 세계에서 5조 개의 비닐봉지가 소비될 것이라 예상한다. 이는 초당 16만 장이며, 만약 비닐 봉지를 차례대로 놓는다면 한 시간에 7번씩 세계를 돌면서 프랑스의 두 배 크기의 지역을 커버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양이다.

그렇다면 언제부터 우리 생활에서 비닐 봉지가 널리 쓰이게 되었을까?

The History of Plastic Bags

1950년대, 유럽사람들은 가게에서 구입한 물건들을 담아 이동하기 위해 종이봉투를 사용했다. 하지만 종이봉투는 무거운 물건을 넣거나 몇 번 재사용 하다 보면 쉽게 찢어지는 단점이 있었다. 또한 비가 오거나 물에 젖기라도 하는 날에는 그 수명을 다 하고 버려야만 했다. 이렇게 내구성이 약한 종이봉투를 만들기 위해 수많은 나무들이 베어졌고, 당연히 환경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우려가 많았다.

1959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웨덴의 공학자 스텐 구스타프 툴린(1914~2006)은 지금의 비닐봉지인 ‘plastic bag’을 개발했다. 종이봉투 보다 가볍고 오래가는 봉투를 여러 번 재사용할 수 있도록 비닐봉지를 만든 것이다.

 “아버지께는 사람들이 비닐 봉지를 그냥 버린다는 생각이 이상할 것 같아요. 이전에 있었던 것보다 훨씬 개선되었습니다.”

– 라울 툴린 (스텐 구스타프 툴린의 아들), BBC와의 인터뷰에서

툴린의 아들 라울이 말했듯이, 툴린은 내구성있는 비닐 봉지가 일회용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사용되어 환경오염을 줄일 것이라 생각하고 개발했다.

무엇보다 종이봉투나 면가방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공업용수 및 농업용수 등 많은 연료?가 필요했는데, 비닐봉지는 이러한 생산 과정을 줄이고 효율적인 생산과정을 통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조금이나마 줄이게 되었다.

비닐봉지는 1960년 3월 특허권을 받게되고, 점차 종이봉투와 면가방을 대체하면서 현대인들의 생활 필수품이 되었다. 1985년 말까지 미국 식료품점의 75%가 종이 가방 외에 비닐 봉지를 들고 다녔고, 오늘날 비닐 봉지는 식료품과 편의점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The Impact of Plastic Bags on the Environment

생활 속 편리함을 준 비닐봉지. 비닐봉지가 처음 만들어진 원인은 환경보호 때문이었지만, 1990년대 이후 썩지 않는 플라스틱이 환경 문제로 대두되면서 비닐봉지는 플라스틱 문제(환경오염)의 상징처럼 남았다.

약 9장의 비닐 봉지를 제조하려면 자동차를 1km 운전할 때 드는 에너지가 소비된다(Nolan-ITU 2002). 

그러나 비닐 봉지 한 장의 사용시간은 평균 12분이며, 사용 후에는 일반적으로 버려진다. 실제로 전 세계적으로 재활용되는 비닐 봉지는 3% 미만이다. 일단 폐기되면 비닐 봉지는 분해되기까지 1,000년 동안 환경에 남아있게 된다.

영국 데일리메일의 보도에 따르면 비닐봉지가 분해되는데 약 10년에서 20년이 걸린다고 한다. 성분에 따라 최대 1,000년이 걸린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실례로 영국에서는 33년 전 버려진 과자 봉투를 찾아내기도 했다.

비닐봉지는 생산과정에서뿐만 아니라 폐기 과정에서도 굉장히 많은 환경문제를 야기한다. 폐비닐봉지를 땅에 묻으면 500년 동안 썩지 않기 때문에 토양의 산소 공급이 어려워져
토양오염을 유발한다. 소각할 경우에는 ‘다이옥신’이라는 맹독성 환경호르몬이 나오며, 일산화탄소가 공기 중에 배출되어 오존층이 파괴되고, 대기 온도 상승으로 인한 지구온난화가 발생한다.

1997년, 선원이자 연구원인 찰스 무어(Charles Moore)는 막대한 양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축적되어 해양 생물을 위협하는 ‘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GPGP, Great Pacific Garbage Patch)’를 발견했다. 쓰레기 섬이라고도 부르는데, 순환하는 해류와 강한 바람을 타고 전 세계에서 모여든 다국적 쓰레기가 태평양 한 가운데에 집결하여 마치 섬 같은 모습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연간 800억 달러에서 1200억 달러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으며, 현재 추세라면 2050년까지 바다에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이 더 많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바다에 버려진 비닐봉지는 거북이의 눈에 해파리나 오징어처럼 보인다. 비닐봉지를 먹이로 착각하고 삼킨 바다 동물들은 소화되지 않는 플라스틱과 비닐이 위장에 가득 차서 항상 포만감을 느끼다가 결국은 영양실조로 죽고 만다.

비닐봉지를 입에 물고 있는 바다 거북이, 비닐봉지가 목에 걸린채 헤엄치는 돌고래, 비닐봉지 안에 갇힌 물고기, 죽은 고래 뱃 속에 가득한 비닐봉지. 바다에 버려진 비닐봉지와 플라스틱으로 인해 바다 동물들이 목숨을 잃고 해양 생태계가 위협을 받고 있다.

플라스틱은 화학적으로 분해되는 것이 아니라 햇빛, 산소, 파동 작용의 영향을 받아 물리적 측면에서 분해된다. 우선, 모든 사람들에게 친숙한 플라스틱 물체가 바다에 버려지면, 다음 더 크고 쉽게 볼 수 있는 조각들로 부서지게 되는데, 그 조각들은 더 작은 조각들로 부서진다. 그리고 그것들은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 미세 플라스틱이 된다. 그 후 마이크로 플라스틱이나 나노 플라스틱이되는 과정을 계속할 수 있다.

2014년에는 약 15조에서 51조 개의 미세 플라스틱 입자가 93,000에서 236,000톤 사이의 무게로 전 세계 바다에 떠다니고 있었다.

미세 플라스틱은 해양생물에 축적되어 물고기, 조개류 등을 통해 그대로 인류의 식탁에 올라간다. 2019년 세계자연기금(WWF)에 따르면 한 사람이 매주 먹는 미세 플라스틱의 양은 신용카드 한 장 분량(약 5g) 정도다.

일반적으로 플라스틱에는 암, 선천적 기형 및 인간과 야생 동물의 면역 체계 억제를 포함한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내분비 교란 물질과 같은 화학 첨가제가 포함되어 있다.

미세 플라스틱에 대한 연구는 매우 새로운 것이기 때문에, 그것이 인간의 건강에 정확히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비영리 환경 건강 과학 단체의 설립자이자 수석 과학자인 카네기 멜론 대학의 화학 겸임교수 Pete Myers는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하는 것은 일부 플라스틱에서 발견되는 해로운 화학 물질에 우리를 더 노출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물건을 사고 담는 비닐봉지, 음식을 포장하는 비닐봉지, 캔디바 포장지 등 개별적으로 가져가면, 각각은 문제가 없어 보인다. 비닐봉지 사용은 일상 어디에나 있고, 너무 빨리 버려져서 우리 마음 속에 거의 남지 않는다. 하지만 일회용 비닐봉지에는 비싼 환경적 가격이 수반된다. 앞으로 수천 년 동안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무분별한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은 우리의 바다, 야생 동물, 그리고 건강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다. 

International Plastic Bag Free Day

“만약 세계가 생산을 완전히 중단하지 않는다면, 바다와 바다에 던져진 비닐봉지의 무게는 30년 후에 그 안에 살고 있는 모든 생물체의 무게를 초과할 것입니다.”

제로 웨이스트 유럽

7월 3일은 ‘세계 일회용 비닐봉지 없는 날(International Plastic Bag Free Day)’이다. 2008년 비닐봉지 사용을 제한하자는 취지로 스페인 국제환경단체인 가이아가 제안하고, 미국과 프랑스 등의 환경단체가 동참해 2008년 처음 제정됐다.

이 날은 전세계에서 환경을 위해 일회용 비닐 봉투 사용을 없애는 것을 목표로 한다. 비닐봉지를 사용할 때 나타나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일회용 개념을 가진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보다 지속가능하게 바꾸는 중요한 날이다.

매년 미국, 프랑스 등 외국 시민단체에서는 이 날을 통해 하루만이라도 비닐봉투를 쓰지 말자는 전 세계적인 환경 캠페인을 벌인다. 단 하루만 비닐봉투를 사용하지 않아도 원유 95만 1,600ℓ, 이산화탄소 약 6,700t을 감축할 수 있다(자원순환사회연대, 2014년 기준). 환경보호의 문제뿐 아니라 자원 절약과 폐비닐 처리에 들어가는 비용도 절약할 수 있다.

캠페인은 많은 국가에서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일부 국가에서는 일회용 비닐봉지 감축에 크게 효과가 있었으며, 사람들이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의 위험을 인식하고 실천했다.

2018년 8월 기준 160개 이상의 국가, 지역 및 도시에서 일회용 비닐 봉투의 전체 사용을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비닐 봉투 사용을 금지하거나 수수료를 부과하는 법률을 제정했다.

일회용 플라스틱에 대한 과세 및 비닐봉지 금지 정책과 같은 정부 정책은 이 캠페인이 잘 퍼질 수있는 여지를 제공한다.

2009년 유엔환경계획(UNEP)에서는 1회용 비닐봉투 사용금지를 촉구했고, 1회용 비닐봉투를 포함한 플라스틱 폐기물을 유해 폐기물로 분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세계 각국에서도 일회용 비닐봉지를 줄이기 위해 강력한 규제를 정하게 되는데, 1993년 덴마크는 세계 최초로 비닐봉지 세금을 도입했으며, 2002년 방글라데시는 세계 최초로 비닐봉지 금지 조치를 시행했다. 2017년 케냐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비닐봉지 금지법을 발표하고 위반시 징역 4년 또는 벌금 4,300만원을 부과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2018년부터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에서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을 금지해서 비닐봉투 사용량을 줄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2019년 4월부터 대형마트에서 일회용 비닐봉투를 사용할 수 없게 제정했다.

A movement that must start from us

생활 속 편리함에 가려진 전 세계 환경오염의 주범,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을 줄이기 위해서 우리 일상에서부터 먼저 실천해야 한다. 일상생활 속 작은 실천은 지구를 지키고 환경보호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가방 가져오기
일회용 비닐 봉투를 줄이기 위한 가장 간단한 단계이다. 식료품뿐만 아니라 옷, 신발, 조리 도구를 살 때에도 가방을 가지고 다니는 것이 중요하다.

가지고 있는 비닐봉지 사용하기
집에 있는 비닐봉지를 계속 사용하는 것이 추가 사용을 중지하는 방법 중 하나이다. 잘 접어서 잘 보이는 곳에 보관해야한다. 그리고 갑작스럽게 물건을 나르는 경우를 대비해서 가방에 조금 넣어두고 다니면 좋다.

현명한 대안
오늘날에는 카사바나 옥수수로 만든 플라스틱과 같은 천연 재료로 사용할 수 있는 비닐봉지가 있다. 일부 소규모 업체들은 이미 상품을 포장하고 배달하기 위해 오래된 비닐 봉지를 대체하기 위해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사용함으로써 이러한 움직임을 따르기 시작했다.

속비닐 쓰지 않기
마트에서 과일과 야채를 살 때, 비닐포장 되어있지 않은 자연의 것을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게를 잴 때 속비닐봉지에 담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제품에 바로 가격 스티커를 붙여서 가져간다.

선발 투수로 나서기
만약 판매자라면, 사용하는 비닐봉지를 생분해성 플라스틱으로 교체하거나 다른 종류의 비닐 봉투를 환경 친화적인 재료로 바꾼다. 만약 고객이라면, 가방을 항상 들고 다니는 것에 대해 더 책임감과 단련심을 가진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일회용 비닐봉지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실천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고, 무책임한 비닐봉지 사용으로 인한 피해를 이해하는 데 몇 년이 걸릴 수 있다.

그러나 불편하더라도 우리는 우리의 소비습관을 바꿔야한다.

간단한 습관 전환을 통해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화석 연료 기반 석유 화학 제품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며 거리를 청소하고, 동물을 보호하며 폐기물 관리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는 지구환경과 더 나은 세상에 대해 더 현명하게 생각하고 더 책임감 있게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