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210개 대학교, 2,100여 명 설문조사 참여, 1,700여 명 세미나 참여
인권문제는 특정한 곳에서 발생하는 특정한 사람들의 이슈가 아니다. 권리를 가진 주체는 ‘사람’이기 때문에, 사실 우리 모두에게 아주 중요한 문제다. 인권은 사람이 존재하는 모든 곳에서 시시각각 우리 삶의 방향과 질을 결정하고, 사회의 미래를 예상하게 하는 바로미터가 된다.
그렇기에 인권은 이 세상 어디에 사는 그 누구든지, ‘평등하게’ 보장받아야 한다.
그 당연하고 마땅한 ‘평등보장’의 문제는 1948년 12월, 모든 유엔 회원국이 함께 모여 ‘세계인권선언’이라는 이름으로 합의되었다.
세계인권선언은 인류 구성원의 타고난 존엄성과 평등성을 강조하고, 모두가 차별받지 않고 평등하게 누릴 것을 명시한다. 선언문에서는 정치, 문화, 사회, 종교적 배경을 뛰어넘어 모두가 누려야 할 최소한의 인권을 시민·정치적 권리, 경제·사회적 권리, 문화적 권리로 규정한다.
인권을 인정하는 것이 세계 정의의 기초가 되어야 함을 천명한 세계인권선언은 이후 법적 구속력을 가진 국제인권규약과 더불어, 세계인권선언을 더욱 공고히하고 이행하겠다는 결의를 다진 비엔나선언 그리고 각종 인권 규약들의 시초가 되었다.
인권선언이 채택된 지 약 55년 후인 2004년 12월 10일, UN 총회는 인권교육을 위한 세계계획을 선포했다. 총 4단계로 구성된 계획 중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시행되는 4단계에서는 청소년과 청년(15~24세)을 대상으로 한 인권교육과 그들이 중심이 된 인권활동의 중요성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 외에도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전 세계의 많은 정책들과 활동에 청년의 참여와 역할이 필수적임을 강조한다.
이에 ASEZ는 2018년부터 매년 12월 10일 UN 인권의 날을 맞이하여 인권의식 증진과 실천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2021년에는 ‘대학생이 중심이 된 인권활동’을 통해 대학생의 인권 문제에 주목함과 더불어, 각 대학에서 발생하는 인권 문제를 제기하고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활동을 진행했다. 대학생이 주도하는 인권 의식 증진 및 보호활동을 통해 전 세계 대학의 인권문화를 변화시키기 위함이다.
12월 한달 동안 진행된 캠페인은 각 동아리 회원지부를 중심으로 한, 대학별 인권 설문조사와 전문가 자문활동부터 시작됐다. 대학 내 혹은 대학생에게 발생하는 인권문제를 고찰하고 이에 대한 해결방안과 대학생의 역할을 도출하기 위해서다.
ASEZ 동아리는 접수된 설문조사 및 의제를 바탕으로 각 대학에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를 통해 인권의 정의와 가치, 대학생으로써 함양해야 하는 인권 감수성을 알림과 동시에 접수된 설문조사 내용 및 의제를 공유하여 캠페인을 함께 계획하는 시간을 가졌다.
세미나에는 재학생뿐만 아니라, 교수 및 인권전문가, 지자체 관계자 등이 참여하여 전문가 강연을 진행했다. 전문가들은 인권에 대한 정의와 더불어, 인권활동의 필요성, 그리고 그 속의 대학생의 역할에 대해 강의했다.
UCLA 로스쿨의 ‘프로미스 인스시튜트 포 휴먼 라이츠’의 미주 인권 프로젝트 책임자인 조셉 베라(Joseph Berr) 교수는 인권의 역사와 진행상황을 설명하며, “인류의 생존은 타인과의 조화에 달려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창원대학교 법학과 이장희 교수도 ‘인권이란 무엇인가’라는 강연을 통해 “인권이 일상생활 속에서 잘 실현되려면 무엇보다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함께 더불어 살아간다는 생각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대학생들이 인권에 대해 관심을 갖고 노력해야 함을 강조했다.
세미나에 참여한 창원대 신민섭 회원은 “이번 세미나를 준비하면서 학생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인권 관련 단체와 기관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앞으로도 인권 문제를 알리고 학생들의 참여를 독려하여 대학 내 인권 존중의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ASEZ 한국본부, 온라인 세미나 개최
ASEZ 한국본부에서도 온라인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는 영상축사, ASEZ 소개, 인권의 날 소개, 전문가 강연, 설문조사 및 의제제안, 퍼포먼스 순으로 진행됐다.
세미나를 축하하는 세계 각국의 메시지도 영상으로 답지됐다. 미국 뉴욕 위의회 네이더 세이지 의원은 “ASEZ는 우리가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직면하는 문제들에 관심을 기울일 수 있도록 해주었다.”라고 그간의 ASEZ 활동을 치하하며, “인권과 국제적 권리를 수호하는 일에 참여하는 것이 분명 대학생들의 책임이자 의무라고 믿는다. 여러분이 우리가 인권을 실현하기 위해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를 결정짓는 Deicision Maker들이다. 여러분들이 자랑스럽다.”라며 응원했다. 더불어 인도 뭄바이 시장, 미국 아우크스부르크 대학교 총장, 한국해양대학교 총장 등의 축사가 이어졌다.
행사는 ZOOM과 Youtube 스트리밍 형식으로 진행됐다. 회장단은 ZOOM을 통해 대학 내 설문조사와 의제제안을 발표했다.
약 2,100여 명이 참여한 설문조사를 통해 대학 내 인권 침해 내역과 사례, 추가 및 변경이 필요한 인권 조항,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학생의 역할 모색 및 의제제안이 이뤄졌다.
대학 내 주요 인권 침해 문제로는 ‘인종차별’과 ‘성차별’, ‘대학 내 위계문화’와 ‘종교 수업 강요’, ‘장애인 인권 문제’ 등이 제기되었는데,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침해된 ‘안전에 대한 권리 및 교육권’에 대한 부분도 함께 접수되었다.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수업이 진행되면서, 시각장애인, 청각장애인 등에 맞춘 교보재가 부재하고, Zoom등 온라인 교육 시스템의 접근이 정확히 안내되지 않아 장애인의 교육권이 침해당하게 된 것이다. 아울러 오프라인 교육시에도 장애인 학우들을 위한 배리어 프리 시설이 부족하여 이동권 및 학습권이 침해당하고 있다고 접수되었다.
이화여자대학교 이혜원 회장은 “대학 내 주요 인권침해 문제와 유학생 차별과 성차별”이 제기되었다며, 이를 위해 “문화교류 캠페인과 의식 개선활동 진행”이 의제로 도출되었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원격 수업의 확대로 장애인의 학습권 침해를 설명하며 “장애 학생은 자막이 없는 동영상 강의를 이해하기에 어려움이 있는데, 특히 청각 장애 학생들은 온라인 화면에서 교수님이 마스크를 착용할 경우 입 모양이 보이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시각 장애 학생들은 학교 웹사이트 접근 자체에 어려움을 겪고있다”며, 이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립대학교 이지환 회장은 “대학 내 인권센터”에 대한 홍보와 기능확대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학내에 인권센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약 60%에 해당하는 학생들이 인권센터의 존재에 대해서도 몰랐다고 답했으며, 인권센터의 기능에 대해서도 약 60%의 학생들이 기대감이 없다고 말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의 경우, 법을 개정하여 대학 내 인권센터 설치를 의무화하였지만, 대학별로 예산 및 직원의 인프라 차이가 굉장히 크고 대학생이 위원에 포함되지 않아 공정하지 못한 인권 문제 해결이 예상된다”며, 대학생과 더불어 유학생, 장애인 학우 등이 인프라에 포함되어야 함을 피력했다.
더불어 대학 내 인종차별 문제도 제기되었다고 말했다. 대학교의 경우, 다양한 인종이 어우러져 수업을 듣게 되는데, 인종에 따라 우리가 가지는 인식과 태도의 차이, 일반화, 암묵적 소외 등 인종차별 문제가 학내에서 잔재하는 것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이번 설문을 통해 제안된 의제는 다음과 같다.
■ 학생들의 교육권 보장을 위한 비대면 수업에 대한 지침·평가 기준 설정 및 평과 결과를 반영할 수 있는 시스템 도입
■ 선후배 간, 교수-학생 간 인권 문제 개선을 위한 인권 관련 부서 또는 상담소 설치 시, ‘재학 대학생(유학생, 장애인 학우 포함) 자문위원’ 구성 및 학칙 규정 제정 ■ 장애인 학우들의 학습 및 이동권 보장을 위한 배리어 프리 시설 신설 및 이를 지속적으로 관리·감독할 수 있는 교내 기구 설치 ■ 장애인을 위한 온라인 학습환경(교보재 제공, 온라인 학습 접근법 안내 영상 제작 등) 구축 ■ 대학생 인권 감수성 향상을 위한 인권 교육 강화 및 다양한 인권 교육 프로그램의 개발 및 시행 ■ 사회적 약자 및 외국인 유학생과 함께하는 교내 문화교류 프로그램 진행 |
고려대학교 조영빈 회장은 “전문가 강연을 통해 인권감수성을 높여야 한다고 배웠다.”며, “인권 감수성이란 사회에서의 부조리나 불합리한 관행, 제도 등을 인권 문제의 차원에서 볼 수 있는 성질, 혹은 능력을 말하는데, 이는 인간으로서 마땅히 누릴 권리인 인권에 대해 얼마나 잘 인식하고 있는 지를 나타내는 것이다.”라며, 대학생으로서 인권 감수성을 높이기 위해 ‘STEP’ 활동을 제시했다. 인권에 대한 교육(S,Study)과 일상생활에서의 인권에 대한 생각(T, Think), 이를 통한 평등(E, Equality)회복, 그리고 확대 재상산을 위한 협력(P, Partnership)활동이 그 내용이다.
끝으로 ‘우리 모두가, 모든 곳에서, 매일 함께하는 일상으로부터 인권 보호는 시작하자’는 다짐을 담은“Everyone, Everywhere, Everyday” 퍼포먼스를 진행하며 행사를 마무리했다.
대학교육의 본질에 대해 논한 ‘대학의 영혼’을 쓴 저자이자 교육자인 파커 파머와 아서 자이언스(Arthur Zajonc)는 교육이 자기 삶과의 연관성을 잃어버릴 경우, 배운 사람이란 말은 공허해진다고 말했다. 인권 감수성을 가지고, 나와 타인, 모두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인권 보장을 위한 정의의 과정이 대학생으로부터 실현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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