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정겹게 지저귀며 하루의 시작을 반기고,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존재. 우리 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새들은 작고 대수롭지 않은 존재처럼 보이지만 생태계와 사람들의 삶 속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다. 새들은 많은 양의 곤충과 설치류를 포식하여 개체 수를 조절함으로써 농작물 피해를 줄이고 설치류를 매개로 전파되는 전염병을 방지한다. 또한 자연이 얼마나 건강한지 보여주는 지표 역할을 한다.
실례로 1958년에서 1960년까지 중국에서 수확기에 곡식을 먹는 참새를 박멸하기 위해 2억 마리의 참새를 사냥했는데, 이로 인해 생태계의 먹이 사슬이 파괴되어 해충이 창궐했고, 끔찍한 흉작 사태가 일어나 비공식 집계를 포함하여 약 5천만 명이 아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는 인류 역사상 최악의 대기근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되었으며, 이로 인해 중국은 러시아에서 20만 마리의 참새를 수입하여 방생해야했다.
미국에서는 매년, 수억 마리에서 최대 10억 마리의 새가 유리창에 부딪혀 사망한다고 한다. 또한 캐나다에서는 연간 약 1,600만에서 4,200만 마리의 새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영국의 조류학 협회(BTO)는 조류 사망의 세 가지 주요 원인이 “고양이, 자동차 충돌, 유리창 충돌”이라고 밝힌 바 있다.
생존에 적합한 개체가 살아남는 자연과 달리, 인간이 만든 건축물 및 유리 구조물은 모든 새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다. 또한 알을 낳고 새끼를 키울 수 있는 어른 새의 죽음은 번식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야생 조류 유리창 충돌은 현재 추정된 피해보다 훨씬 더 막대한 피해를 야기한다.
때문에 국제 사회에서도 야생조류의 유리창 충돌을 심각한 문제로 조명하고 있다. 조류의 유리창 충돌사는 윤리적 측면에서도, 생물다양성 보존을 지향하는 생태적 측면에서도 우리가 해결해야 할 중요한 문제이다.
새들이 유리창에 부딪히는 원인은 무엇일까?
1. 유리의 특성
충돌을 일으키는 유리의 두 가지 주요한 특성은 투명성과 반사성이다. 새들은 투명도가 높은 유리창을 구조물로 인식하지 못한다. 또한 유리창은 하늘이나 주변 환경을 반사하기 때문에 새들은 이것을 서식지의 연장선으로 인식하여 그대로 돌진한다.
2. 건물 주변의 식생
건물 주변의 식생 또한 조류의 충돌 사망률과 관계가 있다. 건물 주변에 자라는 식물의 높이와 밀도는 조류의 유리창 충돌 요인에 포함된다. 건물 주변의 식생은 새들에게 서식지가 되고 그들에게 먹이를 제공한다. 그러나 반사율이 높은 건물의 창문은 주변의 식생을 반사하고, 초목의 환상을 만든다. 새들은 실제 초목과 반사된 초목을 구분할 수 없게 된다. 많은 새들이 주변의 녹지에 모여들수록 충돌 확률은 올라간다.
3. 이주
철새와 같이 계절에 따라 이동하는 조류의 경우, 연중 같은 지역에 거주하며 서식지 환경에 친숙한 조류에 비해 이동 경로와 풍경이 익숙하지 않다. 그러므로 비행 시 유리 구조물을 인식하기 어렵다. 또한 야행성 조류의 경우, 밤하늘의 별을 참고하여 이동하는데 유리창에서 방출되는 빛에 의해 방향 감각을 잃어 건물과 충돌하기도 한다
4. 조류의 신체 구조
인간의 경우 유리창에 부딪히면 가벼운 타박상을 입을 뿐이지만, 조류의 경우 즉사 또는 생명에 위협이 되는 치명적인 상처를 입는다. 조류는 골격이 비행에 최적화되어 매우 가볍다. 또한 새의 두개골은 계란 껍데기 정도의 단단함을 가지고 있다. 고속으로 비행하던 새들이 충돌의 충격을 감당하기엔 무리가 있다.
새들은 인간과 다르게 시야가 정면보다는 측면을 주시하도록 발달하여 있다. 하나의 물체에 두 눈의 초점을 맞추는 인간과 다르게 새들은 두 눈이 동시에 서로 다른 물체에 초점을 맞춘다. 이들의 시력은 포식자를 감지하는 데에는 도움이 되지만 정면의 유리창을 감지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새들의 충돌을 막기 위해서는?
새들의 충돌을 막기 위해서는 건물의 설계를 통한 방법부터 충돌 억제 장치를 통한 방법까지 다양한 방안이 존재한다. 먼저는 조류 친화적인 건물을 설계함으로 새들을 보호할 수 있다. 건물 표면의 대비 높이기, 유리 표면적 줄이기, 유리창 근처에 그물망 설치 등 다양한 설계 방법이 있다. 최근에는 조류를 위한 안전유리를 생산하는 회사들도 생겨나고 있다. 또한 반사 억제 장치를 통해 새들이 유리 구조물을 잘 인식할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이 있다. 창문에 5*5(cm) 간격으로 도트를 추가하면 새들이 유리창 위에 보이는 패턴을 좁은 공간으로 인식하여 유리 벽을 피해 비행하기 때문에 조류 충돌을 피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밤에 이동하는 새들을 위해 인공조명을 소등하는 방법도 있다. 건물 내부의 조명등을 제거하고 최소화하여 건물을 어둡게 한다면 조류의 충돌이 6-11배로 줄어든다고 한다.
다양한 생명이 함께 더불어 사는 세상, 작다고 해서 소홀하게 여겨도 되는 생명은 없다. 생물 다양성의 중요성이 더욱이 강조되고 있는 현재, 소중한 생명이 유리창에 스스로 돌진하여 죽어가는 일이 없도록 모두 관심을 가지고 힘써야 한다. 결코 우리와 상관없는 일이 아니다. 작은 일부터 실천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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