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
국제 사회는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시민 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다양한 환경 기념일을 제정해 왔다. 3월 22일 ‘세계 물의 날’, 5월 22일 ‘국제 생물 다양성의 날’ 등이 대표적이다. 이 중 가장 영향력 있는 날은 매년 6월 5일, 유엔 주관으로 전 세계가 함께 기념하는 ‘세계 환경의 날’이다. 1972년 스톡홀름 환경회의를 기점으로 출범한 이 기념일은 현재 150여 개국이 참여하는 국제 최대 규모의 환경 캠페인으로 성장하였다[1].
특히 세계 환경의 날은 매년 지구촌이 직면한 핵심 환경 이슈를 주제로 삼아 대응 방향을 제시한다. 2021년에는 파키스탄에서 ‘생태계 복원’을, 2024년에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토지 복원’을 중심으로 다양한 캠페인이 전개되었다. 그리고 2025년, 대한민국이 개최국이 되어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주제로 캠페인과 포럼을 주도하게 된다. 이는 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 공조와 사회 각계의 실질적 참여를 촉구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2].

플라스틱 오염 : 공동의 문제
인류가 직면한 플라스틱 위기 속에서, 플라스틱은 어떻게 지구를 오염시키고 있을까? 그 해답은 플라스틱의 삶을 따라가면 확인할 수 있다. 생산과 사용, 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적 부담은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인류가 직면한 복합적 위기를 심화시키고 있다[3].
- 플라스틱 생산
매년 약 4억 톤에 달하는 플라스틱이 전 세계에서 생산되고 있다. 이 중 99% 이상은 석유, 천연가스와 같은 화석연료에서 추출한 원료로 만들어진다. 플라스틱 1kg을 생산할 때마다 평균적으로 약 5kg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며, 이는 전 지구적 탄소 배출량 증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과잉 생산 구조는 화석연료 소비를 더욱 자극하고, 기후위기를 가속화시킨다.
- 플라스틱 사용
가볍고 내구성이 뛰어난 플라스틱은 다양한 산업과 일상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며, 특히 일회용 제품의 폭발적 증가를 불러왔다. 현재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플라스틱의 절반은 단 한 번만 사용된 후 버려진다. 이와 동시에, 전체 플라스틱 중 오직 9%만이 재활용되는 실정이다. 이러한 낮은 재활용률은 환경에 막대한 부담을 주며, 분해 과정 없이 축적된 플라스틱은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해 생물과 인간 건강을 위협한다. 과학자들은 오늘날 인간은 일주일에 평균 신용카드 한 장 분량의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하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4].
- 플라스틱 폐기
플라스틱 폐기물의 양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00년에는 약 1억 5,600만 톤이었던 폐기물이 2019년에는 3억 5,300만 톤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문제는 플라스틱이 자연적으로 분해되기까지 약 500년이 걸린다는 점이다. 그 결과, 육지와 해양 생태계는 장기간에 걸쳐 오염되고 있으며, 현재 바다에 떠다니는 플라스틱 폐기물의 양은 약 3,000만 톤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흐름이 지속된다면, 2050년까지 전 세계 매립지에는 약 120억 톤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쌓이게 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5].

플라스틱 대응의 현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 기업, 개인 모두가 다양한 방식으로 대응해 왔지만, 그 한계가 점차 드러나고 있다. 오늘날 플라스틱 문제는 단순한 폐기물 처리의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 전체를 전환해야 하는 구조적 과제임을 인식해야 한다.
- 사례 1: 낮은 실제 재활용률
OECD 국가 중 1인당 플라스틱 배출량이 가장 높은 나라인 대한민국은, 2021년 기준 플라스틱 폐기물 재활용률이 56.7%로 보고되었다. 그러나 이 수치는 열에너지를 얻기 위한 소각 처리까지 포함한 것으로, EU 기준을 적용하면 실제 재활용률은 16.4%에 불과하다. 이처럼 ‘재활용률’이라는 지표가 실질적인 자원순환을 얼마나 반영하고 있는지를 재검토해야 한다. 형식적 수치에 가려져 문제의 본질이 흐려질 경우, 오히려 정책 방향을 왜곡할 우려가 있다.
- 사례 2: 생산 감축 노력 부족
전 세계 다수의 플라스틱 정책은 여전히 폐기물 관리에 집중되어 있으며, 생산량 자체를 줄이려는 구조적 개입은 미흡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유엔환경계획(UNEP)은 “플라스틱 오염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재활용 기술만으로는 부족하며, 원천적 생산 감축이 수반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각국 정책은 산업계의 반발이나 경제적 부담을 이유로, 생산 규제를 미루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오염원을 그대로 둔 채 사후 처리에만 의존하는 구조를 지속시키고 있다.
- 사례 3: 규제 정책의 후퇴 및 미흡한 이행
또한 기업의 자율적 참여에 의존하는 현행 감축 방식은 실질적 효과를 담보하기 어렵다. 일부 기업은 환경적 책임을 내세우면서 실제로는 최소한의 기준만 충족하거나, 그린워싱을 통해 소비자 신뢰를 얻고 있다[6].
더욱이 2021년 개정된 바젤협약은 플라스틱 폐기물의 수출입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지만, 여전히 일부 국가에서는 이를 회피하거나 제3국으로 폐기물을 전가하는 행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이행력의 부재는 국제 환경 협약의 실효성에도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다.

실행 가능한 변화 :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형식적인 재활용 수치나 자율적인 감축 선언만으로는 실질적인 변화에 도달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실행 가능한 변화를 위해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해답은 무언가 거창한 기술이 아닌, 개인의 일상적 실천 속에 존재한다.
우선, 시민사회와 청년의 행동은 변화를 이끄는 강력한 동력이다. 환경 교육과 리필 스테이션, 제로 웨이스트 샵, 생활 속 행동 변화 캠페인 등은 일회성으로 그치는 것이 아닌 삶의 방식 자체를 바꾸는 지속 가능한 플랫폼으로써 기능하고 있다. 특히 대학생들의 실천은 캠퍼스에서 지역 커뮤니티로 확산되어 모두의 일상에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파급력을 지닌다[7].
개인 차원의 실천도 중요하다. 첫째,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텀블러, 에코백, 손수건 같은 다회용품을 생활화해야 한다. 둘째, 소비 습관을 바꾸는 노력도 필요하다. 중고 제품을 구매하고 과도한 포장이 동반된 상품은 가급적 피하는 식이다. 셋째, 생활 패턴의 전환이 필요하다. 불필요한 비닐 사용을 줄이고, 사용한 제품의 분리배출까지 책임지는 태도는 캠퍼스, 직장, 가정 등 다양한 공간에서 집단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다[8].
이러한 작은 실천이 모이면, 결국 제도와 구조를 바꾸는 힘이 된다. 일상 속에서 실현 가능한 변화는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해답이다.

ZERO PLASTIC 2040 : ASEZ와 희망
플라스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가장 강력한 해법은 바로 ‘공동의 행동’이다. 환경 문제는 누구 한 사람의 노력으로 해결될 수 없으며, 사회 전반의 유기적 협력이 절실하다. 더 이상 누군가가 대신 해결해주기를 기다릴 수 없는 현실에서, 우리 각자의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금 각자의 자리에서 움직이는 이 순간이 지구의 내일을 바꾼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대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주목받고 있다.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 대학생 봉사단 ASEZ는 ‘ZERO PLASTIC 2040’ 캠페인을 전개하여 플라스틱 없는 세상을 꿈꾸고 있다. 생활 속에서 플라스틱을 줄이고, 지역 사회와 연대하며 지구를 지키는 ASEZ의 활동은 공동체에 희망을 불어넣고 있다.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국제 협약의 실질적인 이행은 개개인의 참여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다. ASEZ와 함께하는 캠페인에 동참함으로써, 우리 모두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변화의 주체가 될 수 있다. 지금이 바로 행동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