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가 살아야 지구도 산다
지구상의 생물종 다양성은 지구의 건강과 인류의 복지에 필수적이다. 거미줄처럼 생물들이 상호의존적으로 복잡하게 얽힌 건강한 생태계는 우리에게 깨끗한 공기, 물, 음식, 자원, 의약품을 제공한다.
그러나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식량, 물, 땅에 대한 요구는 늘어나고, 더 많은 에너지와 자원에 대한 수요는 많은 생물들의 서식지를 파괴하고 공기와 물을 오염시키고 동식물을 멸종시키고 있다.
“우리는 금세기에 지구 생물종의 절반을 멸종시킬 수도 있는 과도한 인구와 낭비성 소비의 병목현상에 처해 있습니다.”
E.O. Wilson, 생물학자
지구상의 생물종 다양성은 자연 회복력의 주요한 요소이다. 생물종이 다양한 생태계라면 한 생물종이 사라지더라도 다른 유기체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필수적인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이러한 생태계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은 우리가 중요하게 여기지 않은 생물들이 담당하곤 하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곤충이다. 곤충은 꽃을 피우는 식물을 수분시키는데 필수적인 역할을 하며 우리가 먹는 음식의 3분의 1은 곤충의 꽃가루 매개에 의해 생산된다.
제6차 대멸종
지구에 생명체가 출현한 이후, 재앙 수준의 기후 변화, 화산활동, 소행성 충돌 및 우리가 아직 발견하지 못한 다른 이유들로 인해 5차례의 대멸종이 있었다.
과학자들은 현재 6차 대멸종이 일어나고 있다고 경고한다. 1500년 이후 지구상의 약 200만 종의 생물 중 15만~26만 종이 사라져 7.5~13%가 멸종된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정상적인 멸종률과 비교했을 때 100배에서 1,000배 높은 수치이다. 과거 5차례의 대멸종은 소행성 충돌이나 지각변동 등의 자연적 원인에 의해 발생한 것에 반해 이번은 인간의 생태계 파괴로 인해 일어나는 것이 이례적이다.
세계자연기금(WWF)이 발표한 리빙 플래닛 리포트(Living Planat Report)는 우리가 1970년 이후 전체 척추동물 개체 수의 68%를 잃었다고 추정한다. 그동안 인구는 37억에서 오늘날 79억 이상으로 증가했다. 무척추동물은 충분히 연구되지 않았지만 역시 희망적인 상황이 아니다. 독일의 한 연구는 날아다니는 곤충의 개체 수가 1989년 이수 4분의 3으로 줄어들어 전 세계적으로 비슷한 추세를 반영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IPBES(Intergovernmental Science-Policy Platform on Biodiversity and Ecosystem Services, 생물 다양성 및 생태계 서비스에 관한 정부 간 과학-정책 플랫폼)는 2019년 보고서에서 100만 종의 생물이 영원히 사라질 위험에 처해 있으며, IUCN(국제자연보전연맹) 적색 목록(전 세계 생물종의 멸종 위험성을 평가한 멸종 위기종 목록)에 따르면 양서류 41%, 포유류의 25%, 침엽수의 34%, 조류 13%, 상어 및 가오리의 31%, 산호초 군집의 33%, 갑각류의 27%가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고 보고했다.
생물종 다양성 손실은 여러 가지 원인에 기인하지만, 지금까지 가장 큰 원인은 폭발적인 인구증가와 지속 불가능한 소비로 인한 서식지의 파괴와 자연에 대한 과도한 착취이다.
생태계에서 곤충의 역할
곤충들은 영양소의 순환, 씨앗의 분산, 식물 수분, 토양 구조 유지, 번식력 향상, 그리고 다른 유기체의 개체 수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농업, 인간의 건강, 그리고 생물 자원에 매우 중요하다. 곤충은 먹이사슬의 밑바닥에 있기 때문에 곤충의 회복은 다른 종의 회복에 필수적이다.
포식성 곤충은 농작물을 위협하는 해충을 먹이로 하여 화학약품 없이 살충제 역할을 한다. 이는 해충 방제 비용을 절감하고 농작물 수확량을 증가시키며, 농약 잔류물을 감소시킨다.
곤충은 또한 떨어진 쓰레기, 시체, 동물의 배설물 같은 유기물을 분해하는 데 기여한다. 이것은 영양소를 재사용하여 흙에 공기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어떤 식물들은 개미가 먹고 모으는 과일과 씨앗을 생산한다. 그들은 이 씨앗들을 먹기 위해 둥지로 가져가고, 어떤 씨앗들은 도중에 떨어지거나 흙 속에 저장될 수도 있다. 이 씨앗들은 발아하여 새로운 위치에 식물을 돋아나게 한다. 그러므로 개미는 식물의 열매와 씨앗을 흩뿌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곤충에 의존해 번식하는 식물은 150종이 넘는다.
비슷하게, 꿀벌은 수분을 시키고 식물이 자라고 번식하고 음식을 생산하는 것을 돕는다. 생명의 순환을 유지하기 위해 벌들은 꽃가루를 꽃이 피는 식물들 사이에서 옮긴다. 우리가 소비하는 대부분의 음식은 수분 작용에 의존한다.
또한 비단, 염료, 꿀, 왁스, 의학 및 유전자 연구 역시 곤충들 덕분에 누릴 수 있는 혜택이다.
심지어 최근 연구에 따르면 한반도 등 동아시아 원산의 딱정벌레 유충은 플라스틱 성분을 분해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 딱정벌레의 유충이 독특한 분자 구조 때문에 분해하기 어려웠던 폴리스티렌을 분해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플라스틱 오염을 줄이려는 과학자들에게 희망을 주면서, 더 큰 왁스나방을 포함한 50종 이상의 플라스틱 동물들이 알려져 있다.
유명한 생물학자인 E.O. Wilson은 “만약 모든 인류가 사라진다면, 세계는 10,000년 전에 존재했던 풍부한 균형 상태로 다시 재생될 것이다. 곤충이 사라지면 환경이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곤충은 우리 생태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서식지 감소, 오염, 기후변화로 인해 곤충의 수와 다양성이 감소하고 있다. 곤충의 다양성을 지탱하는 서식지의 보존과 복원은 곤충의 보존에 필수적이며, 그렇지 않으면 많은 종의 곤충들이 멸종할 것이다.
곤충을 보호하는 방법
곤충이 우리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존재인 만큼, 우리는 더 이상 곤충들의 서식지를 뺏을 것이 아니라 곤충들이 살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네오니코티노이드 성분의 살충제는 곤충 개체 수를 해치고 자연이 풍부한 곳의 개발 관행을 부추기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지역 식물과 녹지에서 금지되어야 한다.
또한 밤을 밝히는 인공 빛은 양서류, 새, 곤충 그리고 식물을 포함한 많은 생물들을 해치고 죽일 수 있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야행성 곤충들은 빛 공해로 인해 동트기 전에 지치거나 포식을 당하거나 간접적으로 곤충을 죽이는 인공 빛에 이끌린다. 그러므로, 어두운 밤하늘을 보호하는 것은 곤충들을 위한 일이다.
토종 식물을 기르는 것은 토종 곤충들과의 긴밀한 생태학적 관계로 연결되어 있기에 토종 곤충들을 보호하는데 중요한 일이다. 많은 곤충 종들이 먹이와 둥지를 틀기 위해 이 식물들에 의존하고 곤충은 조류와 다른 야생동물의 먹이가 되기 때문에 토종 식물들은 간접적으로 많은 척추동물을 끌어들인다.
2022 생물다양성 보존의 날: 모든 생명을 위한 공유된 미래를 구축하자
생물다양성협약(CBD : Convention on Biological Diversity)은 국가, 지방자치단체, 비정부기구, 환경·시민단체 등의 참여와 협력으로 생태계를 보전하고 그 이익을 공정하게 분배하기 위한 국제 환경 협약으로, 기후변화협약(UNFCCC), 사막화방지협약(UNCCD)과 함께 유엔 3대 환경 협약 중 하나다. 유엔은 생물다양성 문제에 대한 이해와 인식을 높이기 위해 5월 22일을 생물다양성의 날로 선포했다.
2022년 테마는 모든 생명을 위한 공유된 구축(Building a shared future for all life)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며 인류의 안녕과 미래뿐만 아니라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생물다양성은 생물종은 물론 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 생물이 지닌 유전자의 다양성을 포괄한다. 전 세계 생물다양성의 보존·관리를 위해 제정된 생물종 다양성 보존의 날을 통해 생물종 다양성 문제에 대한 인식을 재고시키고 해결책 마련을 논의하는 것이 목적이다.